위르겐 클롭 감독이 리버풀을 떠난다.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은 26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클롭 감독은 올여름 팀을 떠나겠다는 소식을 구단 측에 알렸다. 그리고 이번 시즌이 끝난 뒤, 리버풀 감독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소식이다. 최근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떠날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클롭 감독은 공식 채널을 통해 리버풀을 떠나게 된 계기를 직접 설명했다.

클롭 감독은 “이 소식을 처음 듣는 순간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안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분명이 설명할 수 있다. 나는 리버풀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도시의 모든 것을 사랑하며, 우리 서포터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 팀과 스태프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내가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내 스스로가 팀을 떠나는 것이 옳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어떻게 말해야 될지 모르겠다. 에너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분명히 언젠가는 발표해야 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금은 전혀 문제가 없다. 나는 일을 계속해서 또 하고, 또 하고, 또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클롭 감독은 “나는 이미 작년 11월 구단에 말을 했다. 내 업무는 터치라인에서 훈련을 지휘하는 것들이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일은 이와 같은 활동을 중심으로 벌어진다. 시즌이 시작되면, 이미 그 다음 시즌을 계획하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가 다같이 앉아서 잠재적인 이적이나, 다음 프리시즌 장소를 정할 때, 나는 그 때 여기에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지난 시즌은 매우 어려운 시즌이었고, 다른 팀들은 결별을 결정했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리버풀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라며 오랫동안 자신의 거취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했음을 밝혔다.

이어서 클롭 감독은 “나에게 있어 팀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은 너무너무 중요한 일이었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전부였다. 그리고 정상으로 올라간 것이 일찍 일어났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리버풀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춘 정말 좋은 팀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 자신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고, 그게 결과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닌, 단지 내가 100% 옳다고 생각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클롭 감독은 리버풀을 떠나려는 뜻을 확실히 했다. 발언에서 알 수 있듯이, 클롭 감독은 여전히 리버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애정만으로는 리버풀 감독직을 이어갈 수 없었다. 현재 클롭 감독이 어느 정도 지쳐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클롭 감독은 “리버풀 팬분들이 이 결정을 받아들여주길 바란다. 그러면 정말 감사할 것이다. 한 가지 더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너무 제 응원가를 일찍 부르지 말아달라. 그냥 경기장이 열광적으로 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하나 더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너무 남은 경기 동안 나에게 집중하지 않아줬으면 좋겠다. 나는 팀에 대한 응원과 지지를 원한다. 나에 대한 응원은 사양하고 싶다. 나도 여러분들과 관계를 잘 안다. 아마 마지막 경기나 다른 날짜에 제대로 된 작별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리그 경기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니 나에게 작별을 고할 시간은 많이 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아마 다른 사람들은 이 기회를 틈타 우리를 조롱하고 우리를 방해하고 싶어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리버풀이다. 이보다 더 어려운 시기도 겪었다. 그러니 힘을 냈으면 좋겠다. 그러면 정말 멋질 것이다. 남은 기간 동안 모든 것을 바쳐 웃으며 과거를 되돌아 봤으면 좋겠다. 감사드린다”라며 리버풀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리버풀 구단 운영을 담당하는 펜웨이 스포츠 그룹의 마이크 고든 회장은 클롭의 의사를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든 회장은 “펜웨이 스포츠 그룹의 소유주인 존 헨리와 톰 베르너를 대표하여 클롭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클롭 감독은 단순한 감독을 넘어서 엄청난 존경과 감사,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리더를 잃게 된 것에 대해 매우 슬프다. 동시에, 우리는 이번 시즌을 리버풀과의 마지막으로 정한 클롭 감독의 바람과 이유를 전적으로 존중한다”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서 “클롭 감독의 뜻과 마찬가지로, 경의의 표현은 더 적절한 때에 남겨두기로 했지만, 클롭 감독의 부임은 소유주로서의 시대 중 가장 큰 축복 중 하나임을 재확인했다. 그동안의 놀라운 성과들은 클롭 감독과 그의 팀이 우리 모두를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가져다 준 기쁨이었다. 클롭 감독의 많은 성과들은 결코 당연히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리버풀의 위대한 감독인 클롭 감독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었으며, 우리는 그가 떠날 때까지 계속해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든 회장은 마지막으로 “클롭의 리버풀에 대한 헌신은 그의 임기 마지막까지 정상적인 업무를 유지하며, 동시에 우리에게 미래를 준비할 기회를 줬다. 우리의 목표는 총 2가지다. 이번 시즌 동안 이뤄낸 진전이 시즌 마지막 몇 달 동안 계속 유지되도록 보장할 것이며, 클롭 감독이 없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수뇌부가 계속 일을 하는 것이다. 언제나처럼, 이러한 야망은 클럽과 서포터들을 위해 추진되며, 중요한 발전이 이뤄지면 팬들에게 소식을 전할 것이다”라며 “클롭 감독이 리버풀을 위해 했던 모든 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는 말로 이야기를 끝마쳤다.

클롭 감독은 선수 시절 특별히 눈에 잘 띄지 않는 선수였다. 하지만 2001년 마인츠05의 지휘봉을 잡고 본격적으로 지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8년에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감독으로 부임했는데, 여기서 엄청난 능력을 선보이며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 중 한 명이 됐다. 강력한 전방 압박 능력을 바탕으로 하는 일명 ‘게겐 프레싱’ 전술을 바탕으로 도르트문트를 강팀으로 변화시켰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를 포함해 마리오 괴체, 마츠 훔멜스, 일카이 귄도안, 마르코 로이스 등이 클롭 감독 아래서 성장한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이후 클롭 감독은 2015년 리버풀의 지휘봉을 잡은 뒤, 리버풀의 명성을 다시 되찾는 데 성공했다. 당시 리버풀은 오랫동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갈망해 왔다. 클롭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리버풀에 본인의 색깔을 입혔다. 여기에 더해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 페어질 반 다이크 등을 영입하며 선수단을 강화시켰다.